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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캘리] 산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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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담글씨 조회 294회 작성일 2024-06-17 09:32: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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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무섭다
 / 
얼마 걷지 않아 영구차편에서 곡성이 들려왔다. 
그러나 고개를 넘는 길에는 새들만이 명랑하게 지저귀었다. 
사람의 울음소리... 
새들의 그것보다 얼마나 불유쾌한 소리인가! 
죽음을 저리 치사스럽게 울며불며 덤비는 것도 아마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죽음의 주위는 좀 더 경건하였으면 싶었다. 

-

산은 무섭다. 나는 원산에 있을 때 어느 날 저녁 길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자다 말고 나나 산불을 구경하였다. 
그때 어른들의 말이 백리도 더 되는 강원도 어는 산이라고 하는데 
몇십 리 길이의 산마루가 불뱀이 되어 기고 있었다. 
우지끈우지끈 하고 집채 같은 나무통이 물에 감기어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바라보기에 처참스러웠다. 
무서운 꿈같았다. 
산, 그는 산에만 있지 않았다. 평지에도 도시에도 얼마든지 있었다. 
나를 가끔 외롭게 하고 슬프게 하고 힘들게 하는 모든 것은 일종의 산이었다. 
- 이태준 『무서록』 中, 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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