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pm 10:09
지금 사람들은 조금만 서사를 섭렵하고 나면
문득 함부로 잘난 체하여 저만 옳고 남은 그르다 한다.
한 편의 기이한 글을 보면 스스로 세상에 우뚝한 학문으로 여기고,
어려운 한 글자를 외우고는 남보다 뛰어난 견해로 생각한다.
어쩌다 한 글자의 음을 세상에서 잘못 읽는 줄 알게 되면
그 무식함을 비웃는데, 정작 자기 또한 무수히 오독한 줄은 알지 못한다.
또 어쩌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몹시 궁벽한 구절을 찾고서는 고루하다고 비웃으나,
정작 자기 또한 얼마나 많이 모르는지는 알지 못한다.
어떤 이는 남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잠시 얼버무려 자취를 감추기도 하고,
어떤 이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뽐내며 과장을 일삼아 명성을 훔치기도 한다.
이 같은 무리가 세상에 온통 가득하다.
- 윤기 [한거필담], 정민 [석복] 中 -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본질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0
2024.05.20 pm 02:16
털어냄은 알기 쉽고 빠르다.
보탬은 알기 어렵고 더디다.
털어 넣은 등잔에 기름이 줄어듦과 같아 보이지 않는 사이에 없어진다.
보탬은 벼의 싹이 자라는 것과 한 가지라 깨닫지 못하는 틈에 홀연 무성해진다.
그래서 몸을 닦고 성품을 기름은 세세한 것을 부지런히 하기에 힘써야 한다.
작은 이익이라 별 보탬이 안 된다고 닦지 않아서는 안되고,
작은 손해라 상관없다며 막지 않아서도 안 된다.
- 홍만선 《산림경제》, - 정민 『석복』 中 - 0
2024.05.20 am 09:10
어떤 사람은 당연히 받는 선물을 어떤 사람은 평생 싸워서 얻는다.
자기 자신에게 권리를 선물한다는 일,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나는 꽃님 씨에게서 배웠다.
- 홍은전 [그냥 사람] 中 -
책을 읽어 나가는 것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고 수시로 눈물이 고여 닦아야 했다.
그래도 끝까지 읽고 싶었다. 그건 진심의 힘이었고 글쓴이의 힘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