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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만들어 냉장고 깊숙이 보관해 두었던 모과차 담은 병을 꺼냈습니다. 반쯤 담겨 있던 하나는 흰 곰팡이가 피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했지만 가득 들어 있던 하나는 아주 잘 익었습니다. 차가 잘 익었다는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숙성되었다는 말보다 익었다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 후후 불어가며 새콤달콤한 모과차를 입안 가득 머금었습니다. 깊지만 아직은 무겁지 않고 달콤하지만 달지만은 않은 시큼함, 잘 익어 그윽한, 가을은 모과차 같습니다.
Thu, 20 Oct 2022
+++4+++
아침 하늘이 투명하게 파랗습니다. 아마도 저 하늘색은 오래전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그 이전부터 파랬겠지요. 나무들의 저 초록도, 단풍잎 붉은 잎도 저마다 다른 색을 품고 있습니다. 다만 비슷하게 보는 우리의 눈이 세밀하지 못할 뿐 모두가 다른 색일 것이 분명합니다. 제 색을 뽐내는 계절이 저마다 다르 듯 우리의 계절도 모두 다를 테지요. 저에게는 그 계절이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튀지 않고 다른 것들에 묻혀 가만가만 정성 들여 보아야 겨우 보일듯하도록 말입니다.
Wed, 19 Oct 2022 
+++2+++
아침 일찍 워크숍이라는 핑계를 삼아 단체로 단풍여행을 떠나는 빵순씨 뒷모습이 경쾌합니다. 저와 둘이서 마곡사 다녀올 때와는 텐션 자체가 다릅니다. 이럴 땐 직장이 부럽습니다. 이해합니다. 그 마음. 뉴스에서는 서리가 내렸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합니다. 밤 사이 단풍은 더 짙어졌겠군요. 여행 갔다 돌아올 땐 두 손 무겁게 돌아오는 게 예의라고 입 아프게 말해줬는데, 단풍빵이라도 사서 돌아오길 바래봅니다.
Tue, 18 Oct 2022 




잘 익어 그윽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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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어 그윽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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