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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송년회에서 한 친구가 옆에 앉은 친구에게 '내년에는 네가 좀 잘해서 나 좀 도와주라'라고 말을 하니 옆에서 듣던 다른 친구가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잘해서 친구를 도와줄 생각을 해 인마!'. 힘들 때 친구나 가족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그럴수록 스스로 더 단단해 지라는 조언, 농담처럼 웃으며 주고받은 말들이지만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Mon, 26 Dec 2022
+++4+++
요즘 씨앗은 뿌리지 않고 거두기만 바라는 심보를 종종 만납니다. 부끄럽게도 제 모습입니다. 마음만 분주하고 행동은 잰걸음이니 신중하기보다 게으르다 해야 옳겠지요. 한 해를 돌아보니 매일매일은 제법 성실했는데 멀리 보지 않고 발끝만 보고 걸은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수선화 같은 구근식물은 겨울에 심어 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싹을 밀어 올린다고 합니다. 가까이도 보고 멀리도 내다보며 흙을 가리지 않고 심는 씨앗들이 내년에는 많아야겠습니다.
Sun, 25 Dec 2022
+++2+++
어제저녁 체육관에 갔다 발길을 돌려 휘몰아치는 미친 눈발을 뚫고 막걸리집에 갔었습니다. 어둑어둑한 저녁 내리는 눈발이 무서울 지경이었지만 허름한 막걸리 집엔 이미 고단한 삶들이 어느 담벼락에서 읽은 시처럼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막걸리 사 먹지'라는 듯 찬 막걸리를 들이고 있었죠. 뜨끈한 번데기와 바삭한 파전, 마른김에 간장을 찍어 술술 잘도 넘어가더군요. 눈 때문에 피곤하다 힘들다 하지만 복스럽게 내리는 눈을 보며 먼저 드는 생각은 어린아이처럼 '그냥 좋다!'입니다. 옷 여미고 돌아오는 길 눈보라에 취기는 날아가 버렸지만 오랜만에 겨울다운 겨울 꼭꼭 밟아 보았습니다. 언제나 봄은 짧고 겨울을 길었지요. 미끄러지고 뒤뚱거리며 꼴 우스워 보여도 잘도 걸어가고 있습니다.
Sat, 24 Dec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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